올리브유 가열, 정말 안 되는 걸까? 오해와 팩트를 한번에 정리

3줄 요약 : 올리브유 가열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닙니다. 고품질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의 발연점은 190~210℃로, 대부분의 가정 요리 온도(120~180℃)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폴리페놀은 온도가 높을수록 손실되므로, 중불 이하로 조리하고 마무리용으로 한 번 더 뿌려 먹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올리브유 가열에 대한 오해는 생각보다 뿌리가 깊습니다. “엑스트라버진은 샐러드에만 써야 한다”, “가열하면 발암물질이 생긴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발연점만 놓고 보면 다른 기름보다 낮은 건 사실이지만, 열 안정성이라는 더 중요한 기준을 함께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2018년 호주 Modern Olives Laboratory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가 카놀라유, 포도씨유, 코코넛오일 등 10종의 식용유 중 가열 시 가장 안정적이고 유해 물질 생성이 가장 적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발연점이 높다고 반드시 안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올리브유로 볶음이나 계란후라이를 해도 정말 괜찮은 걸까요. 어떤 온도까지 안전하고, 어떤 성분이 손실되며, 어떻게 써야 가장 영양을 살릴 수 있는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올리브유 가열 조리를 위해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는 장면

올리브유 발연점, 숫자만 보면 오해하기 쉽다

발연점이란 기름을 가열했을 때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를 뜻합니다. 이 온도를 넘으면 기름이 분해되면서 아크롤레인 같은 자극성 물질이 발생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발연점을 식용유 안전성의 절대 기준처럼 생각합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의 발연점은 품질에 따라 190~210℃ 사이입니다. 산도가 낮고 품질이 높을수록 발연점도 올라갑니다. 퓨어 올리브유는 정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발연점이 약 240℃까지 올라가지만, 그만큼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성분은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발연점 비교표

식용유 종류발연점(℃)주요 특징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190~210폴리페놀 풍부, 열 안정성 높음
퓨어 올리브유약 240정제유, 항산화 성분 적음
카놀라유약 240다가불포화지방산 비율 높음
포도씨유약 216~230리놀레산 비율 높아 산화 취약
아보카도오일약 271발연점 최고 수준, 가격 높음
참기름(비정제)약 160~177향이 강해 마무리용에 적합
들기름약 165~170오메가3 풍부, 산화 매우 빠름

표만 보면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가 카놀라유나 포도씨유보다 발연점이 낮으니 가열에 부적합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발연점은 기름의 열 안정성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발연점보다 중요한 것, 열 안정성

열 안정성이란 기름이 고온에 노출됐을 때 얼마나 산화되지 않고 버티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산화가 빨리 일어나는 기름은 극성 화합물, 트랜스지방, 알데히드 같은 유해 물질을 더 많이 만들어냅니다. 이건 발연점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올리브유의 지방산 구성을 보면 단일불포화지방산(올레산)이 약 74%를 차지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올리브유는 식물성 기름 중 단일불포화지방산 함량이 가장 높습니다. 단일불포화지방산은 이중결합이 하나뿐이라 다가불포화지방산(이중결합 2개 이상)에 비해 산화에 훨씬 강합니다.

반면 포도씨유는 다가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 비율이 70% 이상으로, 발연점은 높지만 고온에서 산화 속도가 빠릅니다. 솔직히 발연점만 높다고 안심하기엔 이런 구조적 차이가 꽤 큽니다.

2018년 De Alzaa 등의 연구에서 10종의 식용유를 240℃까지 가열한 결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가 극성 화합물 생성량이 가장 적었고, 산화 안정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발연점이 더 높았던 카놀라유나 포도씨유보다 실제 유해 물질은 더 적게 만들어진 셈입니다.

이런 올리브유 가열의 안정성은 단일불포화지방산과 함께 폴리페놀, 토코페롤 같은 천연 항산화 성분이 산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정제유는 이 성분이 대부분 제거되어 있어 같은 올리브유라도 등급에 따라 열 안정성이 확연히 다릅니다.

올리브유가 이렇게 열에 강한 이유는 결국 올레산과 폴리페놀이라는 두 가지 성분 덕분입니다. 이 성분들이 우리 몸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올리브유의 효능을 한번 살펴볼 만합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와 정제 올리브유를 나란히 비교한 모습

올리브유 가열하면 폴리페놀은 얼마나 줄어들까

올리브유를 가열하면 안 된다는 주장의 핵심 근거 중 하나가 바로 폴리페놀 손실입니다. 이 부분은 사실입니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은 줄어듭니다. 문제는 “얼마나” 줄어드느냐입니다.

바르셀로나 대학교에서 가정식 볶음 조리를 재현한 연구(PMC에 등록된 2020년 논문)에 따르면,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120℃에서 조리했을 때 폴리페놀이 약 40% 감소했고, 170℃에서는 약 75%가 감소했습니다. 얼핏 보면 큰 손실 같지만, 170℃에서 조리한 뒤에도 남아 있는 폴리페놀 수치가 EU 건강 기능 인증 기준을 여전히 충족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조리 시간보다 온도가 결정적인 변수였다는 것입니다. 120℃에서 30분을 조리하든 60분을 조리하든 폴리페놀 총량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반면 온도를 170℃로 올리면 15분만에도 눈에 띄는 감소가 나타났습니다.

조리 온도별 폴리페놀 잔존율

• 비가열(생으로 사용): 100%
• 120℃ 조리: 약 60% 잔존
• 170℃ 조리: 약 25% 잔존
• 170℃ 이후에도 EU 건강 기능 인증 기준 충족 수준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올리브유를 가열하면 폴리페놀이 줄어드는 건 맞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중불(120~150℃) 수준이면 절반 이상이 살아남습니다. 굳이 비싼 고폴리페놀 올리브유를 튀김에 쓸 필요는 없지만, 일반적인 볶음이나 계란후라이 정도에는 충분히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올리브유 가열 요리, 이렇게 쓰면 됩니다

실제 가정에서 올리브유를 가열 요리에 쓸 때 가장 중요한 건 불 조절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가정 요리, 예를 들어 계란후라이, 채소 볶음, 두부 부침 같은 요리는 팬 온도가 120~180℃ 사이에서 이루어집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의 발연점 아래이거나 아슬아슬한 수준이라, 중불만 유지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센 불에 팬을 오래 예열하지 않는 것”입니다. 빈 팬을 센 불로 달구면 표면 온도가 순식간에 250℃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올리브유를 넣고 나서 중불로 조리하는 것과 센 불에 팬을 먼저 달군 뒤 올리브유를 넣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듭니다.

요리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요리 종류팬 온도 범위올리브유 사용 가능 여부
샐러드 드레싱, 마무리용비가열최적 (폴리페놀 100% 유지)
계란후라이, 채소 볶음120~160℃안전하게 사용 가능
전 부치기, 파스타 조리150~180℃중불 유지 시 사용 가능
튀김 (돈까스, 감자튀김 등)170~190℃퓨어 등급 권장, EVOO는 비효율적
고온 직화구이, 웍 요리200℃ 이상아보카도오일 등 고발연점 오일 권장

한 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볶음 요리에 올리브유를 쓸 때 조리용과 마무리용을 분리하는 방법이 꽤 효과적입니다. 조리할 때는 일반 올리브유나 퓨어 등급을 쓰고, 불을 끈 뒤 접시에 담기 직전에 엑스트라버진을 한 바퀴 둘러주면 향과 폴리페놀을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가정에서도 이렇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주방에서 올리브유로 계란후라이를 만드는 모습

올리브유 가열, 흔히 하는 실수 3가지

첫 번째는 “연기가 나도 괜찮겠지” 하고 넘기는 것입니다.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이미 발연점을 넘긴 상태입니다. 이때부터는 기름의 지방산 구조가 변하면서 아크롤레인, 알데히드 같은 물질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연기가 보이면 즉시 불을 줄이거나 꺼야 합니다.

두 번째는 올리브유를 재사용하는 습관입니다. 올리브유든 어떤 기름이든 한 번 고온에 노출된 기름은 산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입니다. 특히 올리브유는 폴리페놀이 한 번 가열 과정에서 상당 부분 소진되기 때문에, 두 번째 사용 시에는 산화를 억제할 방어막이 약해진 상태가 됩니다.

세 번째는 등급을 구분하지 않고 쓰는 것입니다. 마트에서 “올리브유”라고 적혀 있어도 엑스트라버진, 버진, 퓨어, 포마스 등 등급이 다릅니다. 가열용으로 쓸 거라면 퓨어 등급도 나쁘지 않고, 생으로 먹을 거라면 반드시 엑스트라버진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비싼 엑스트라버진을 튀김에 쓰는 건 솔직히 돈이 아깝습니다.

올리브유의 맛과 영양을 제대로 살리려면 무엇과 함께 먹느냐도 중요합니다. 같은 올리브유라도 어떤 식재료와 조합하느냐에 따라 흡수되는 영양소의 양이 달라집니다.

엑스트라버진 vs 퓨어, 가열 요리엔 뭘 써야 할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는 올리브 열매를 물리적으로 압착해서 얻은 첫 번째 기름입니다. 산도가 0.8% 이하이고, 폴리페놀과 비타민E가 풍부합니다. 퓨어 올리브유는 정제 올리브유에 엑스트라버진을 소량 섞은 것으로, 향이 약하고 발연점이 높은 대신 항산화 성분이 적습니다.

가열 요리에 어떤 걸 쓸지는 요리의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채소 볶음이나 계란후라이처럼 맛과 향이 중요한 요리에는 엑스트라버진이 더 잘 어울립니다. 중불에서 쓰면 발연점 이내에서 충분히 안전하고, 올리브유 특유의 풍미가 요리에 깊이를 더합니다.

반면 대량의 기름이 필요한 튀김이나, 센 불에서 빠르게 볶아내야 하는 웍 요리에는 퓨어 등급이 실용적입니다. 가격도 엑스트라버진의 절반 수준인 경우가 많아 경제적이기도 합니다. 아예 200℃ 이상으로 조리할 거라면 아보카도오일처럼 발연점이 높은 기름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이 부분은 좀 과장된 면이 있긴 한데, “올리브유로 튀김 절대 안 된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중해 지역에서는 올리브유로 튀김을 일상적으로 합니다. 다만 한국 가정에서는 엑스트라버진보다 퓨어 등급을 튀김용으로 쓰는 게 맛, 비용, 안전성 세 가지 모두에서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가열 전 보관 상태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같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라도 보관 상태가 나쁘면 가열 시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빛과 열에 오래 노출된 올리브유는 이미 폴리페놀이 상당 부분 감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열했을 때 산화를 억제할 힘이 약합니다.

올리브유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려면 어두운 곳,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투명한 유리병보다 짙은 색 병이나 틴캔 포장이 빛 차단에 유리합니다. 개봉 후에는 가능하면 2~3개월 내에 소진하는 것이 좋습니다.

올리브유는 보관 방식 하나로 영양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식품입니다. 잘못 보관하면 아무리 비싼 엑스트라버진도 산패된 기름과 다를 바가 없어집니다.

올리브유 가열, 기억할 핵심 정리

정리하면 올리브유 가열이 무조건 해롭다는 건 오래된 오해입니다. 다만 모든 가열 상황에서 만능인 것도 아닙니다. 핵심은 온도 관리와 등급 선택입니다.

올리브유 가열 요리 핵심 포인트

•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의 발연점은 190~210℃로 대부분의 가정 요리에 안전합니다
• 발연점보다 열 안정성이 더 중요한 지표이며, 올리브유는 열 안정성이 매우 높습니다
• 120℃ 조리 시 폴리페놀 약 60%, 170℃에서도 약 25%가 남아 있습니다
• 연기가 나면 즉시 불을 줄이고, 기름 재사용은 피합니다
• 센 불 튀김에는 퓨어 등급이나 아보카도오일이 더 적합합니다
• 마무리에 엑스트라버진을 한 바퀴 뿌리면 향과 영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올리브유를 매일 쓰고 있다면 하루에 얼마나 먹는 것이 적당한지도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름이라도 지방인 만큼,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건강한 습관의 시작점입니다.

올리브유 가열 용도별 활용 장면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자주 묻는 질문

올리브유로 계란후라이 해도 되나요?

네, 중불(약 120~160℃)에서 조리하면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로 계란후라이를 해도 안전합니다. 연기가 나지 않도록 불 조절만 잘 하면 향도 좋고 영양 손실도 크지 않습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튀김에 써도 괜찮은가요?

가능하지만 비효율적입니다. 튀김은 보통 170~190℃에서 진행되는데, 엑스트라버진의 발연점 근처이므로 퓨어 올리브유나 아보카도오일이 더 적합합니다. 비싼 엑스트라버진을 대량으로 쓰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올리브유를 가열하면 발암물질이 생기나요?

발연점을 크게 넘어 연기가 계속 나는 상태에서는 벤조피렌이나 아크롤레인 같은 유해 물질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발연점 이하의 중불 조리에서는 다른 식용유보다 오히려 유해 물질 생성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올리브유 가열 시 영양소가 모두 파괴되나요?

모두 파괴되지는 않습니다. 120℃ 조리 시 폴리페놀의 약 60%가, 170℃에서도 약 25%가 남아 있습니다. 올레산(단일불포화지방산)은 가열에도 구조가 잘 유지되므로 지방산 측면의 건강 효과는 크게 줄지 않습니다.

올리브유와 들기름 중 볶음에는 어떤 게 더 좋나요?

볶음 요리에는 올리브유가 더 적합합니다. 들기름은 발연점이 약 165℃로 더 낮고, 오메가3 지방산 비율이 높아 고온에서 산화가 빠릅니다. 들기름은 나물 무침이나 마무리용으로 쓰는 것이 영양을 살리는 방법입니다.

참고 안내

본 글은 일반적인 식품 영양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특정 질환의 예방이나 치료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 알레르기, 복용 중인 약물에 따라 섭취에 주의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식이 조절은 전문가(의사, 영양사)와 상담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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